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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9정맥(完)/백두대간(북진)(完)

[백두대간] 육십령-삿갓재대피소-빼재

by 똥벼락 200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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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5.2.19~2.20

 

●날씨 : (1일) 눈 온 뒤 갬 
             (2일) 맑음

 

●코스 : (1일) 육십령-할미봉-남덕유산-삿갓재대피소 (산행시간 6시간40분)
             (2일) 삿갓재대피소-무룡산-동업령-못봉-빼재 (산행시간 9시간30분)

 

●사용경비 :
                   (1일)판암IC-장수IC 톨게이트비(3900원)
                          삿갓재대피소(011-423-1452)(7000원) 김밥(5000원)
                   (2일)구천동-무주시외버스터미날(3000원)
                          무주시외버스터미날-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날(3800원)
                          음료수(1300원)

 

●참가인원 : 나 홀로

 

●산행기

 

◆1일
04:00 기상.
        등산준비를 하고 친구 희석집으로 차를 몰고 갔다.
        4시40분정도 희석을 만나 육십령을 향했다.

 

원래 오늘 가야할 곳은 복성이재-중재-육십령까지인데
이번주 덕유산코스, 육십령에서 빼재까지를 간다.
왜냐하면 다음주에는 토요일에 근무를 할게되어서이다.
덕유산코스를 하루에 넘기 힘들듯하여 2일로 잡고,
만약 이번주 복성이재-중재-육십령 코스를 가게 되면
다음주 덕유산코스를 못가기 때문이다.
다음주에 덕유산코스를 못가게 되면
3월1일부터 국립공원 봄철산불예방기간에 들어가게 되어
5월이나 되어야 덕유산을 넘을수 있기에
복성이재-중재-육십령코스는 다음주로 미루고
우선 덕유산코스로 잡았다.

판암IC로 고속도로 진입 장수IC를 행했다.
(판암IC-장수IC 고속도로요금 3,900원)
좀 달리는데 어찌나  졸음이 쏟아지던지

꾹~ 참고 운전해 갔다.
거의 6시 정시 육십령도착.
주위는 어둡고 아무도 없다.
졸음은 여전히 쏟아지고 30분정도 눈을 붙이기로 한다.

 

06:35분..
눈을 뜨고 차에서 나오니 주차장 한켠에서
어느 누님뻘되는 여성분이 혼자 등산준비를 하고 있다.
그분에게 다가가 말을건낸다.
혼자왔단다.
목적지는 삿갓재에서 하루 자고 내일 빼재까지 간단다.
난 오늘 목표는 향적봉산장이다.

친구 희석은 혼자 대전으로 가고 난 등산준비를 한다.
그 여성분에게 먼저 출발한다.
그분이 먼저 가고 나 역시 바로 뒤 따라 걷는다.

07:00 육십령출발. 
        처음부터 길이 많이 미끄럽다. 
        그래서 20m정도 오른뒤 한켠에 서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한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지만 날씨가 흐리다.

 

     ▲ 덕유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입구

 

▲ 얼음 무게때문에 아래로 쳐진 나뭇가지


08:17 할미봉도착. 
        시간을 적으려 했으나... 
        아차~ 시계를 두고 왔다. 
        저번주와 마찬가지로
        디카로 사진을 담아두고 그 사진 찍힌 시간을 참고 하기로 한다. 
        사진 몇컷 찍고 남덕유산으로 향한다. 

 

▲ 할미봉 정상에 설치된 조망안내판

 

▲ 전혀 보이지 않는 대간 길


        날씨가 많이 흐려서 대간 마루금이 전혀보이질 않는다. 

        뒤돌아봐서 내가 온길을 확인하려 해도 
        내가 어디로 걸어온지 통~ 알수가 없다. 
        흐리기만 한게 아니고 눈까지 내린다. 
        바람은 칼이다. 
        향적봉산장까지 가는건 포기한다. 
        많이 가야 대간 마루금은 보지도 못하므로.... 
        삿갓재까지 가기로 하고 약간 여유있게 걷는다. 
        날씨는 좋지 않지만 
        덕유산의 설경은 과히 환상적이다. 
        눈꽃은 물론이요, 얼음꽃 또한 장관을 이룬다. 
        아~!!! 근데 그 얼음꽃이 내 발걸음을 계속 잡는다. 
        나뭇가지가 다 얼어서

        등산로로 가뭇가지들이 쳐져서 등산로를 막고있다. 
        산장예약을 안해서 자리가 없다해 
        정~안되면 비박이라도 할 생각으로 
        침낭, 메트리스까지 다 준비하다 보니 배낭은크고... 
        그 나뭇가지들에 배낭이 계속 걸린다. 
        배낭이 내 머리 이상으로 올라와서 
        허리를 숙일정도가 아니라 
        완전 쪼그려 앉아서 
        오리걸음으로 나뭇가지를 통과해갔다. 
        한참 오르다 육십령에서 만난 여성분을 다시 뵌다. 
        그분이 좀 쉬었다 간다기에 나도 그분옆에서 함께 좀 쉰다.

        그분이 술을 내게 건낸다. 
        75도짜리 양주, 럼인가? 람인가? 하는 술~ 
        생각해보니 난 술을 준비못했다. 
        아~ 술도 없이 그 긴긴시간을 산장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한잔 마시고 그 여성분과 함께 걸어간다. 
        한참을 오르느 월성재와 남덕유산 갈림길이 나온다. 
        남덕유산까지 300m 
        그 여성분은 남덕유산을 안간단다. 
        난 여성분에게 먼저가라 권하고 남덕유산을 오른다. 
        사실 남덕유산의 장관을 기대는 안했다. 
        너무 흐린날씨와 내리는 눈발때문에...

 

▲ 눈꽃길

 

▲ 눈바람 속에 묻힌 대간 마루금

 

▲ 눈꽃계단

 

▲ 너무나 무거워 보이는 눈


11:44 남덕유산도착. 
        역시... 보이는것은 없다. 
        내가 어디서 올라온지도 모르고, 
        내가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찌도 모른다. 

 

▲ 남덕유산 정상석

 

▲ 남덕유산 정상의 모습


        단지...지도와 이정표만 보고 가야할 수 밖에... 
        그래도 남덕유산에 왔으니 사진몇장 담고 
        월성재로 향한다. 
        월성재로 가는데... 
        얼음달린 나뭇가지는 더 더욱 나의 배낭을 잡는다. 
        어느 한곳은 등산로가 완전 나뭇가지에 덮여서 
        포복을 하며 건너갔다.
12:23 월성재 도착. 
        워~낙에 춥고 보이는것도 없어 바로 출발한다. 
        중간데 육십령에서 만난분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는 또 함께 걷는다.

 

▲월성재

 

▲ 삿갓재산장으로 가는 길


13:40 삿갓재산장도착. 
        오늘 잠자리에 대해 묻는다. 
        당연히~~~예약은 완료됐고 
        대기자 명단에나 이름을 올리란다. 
        그리고 산장은 16시부터 출입을 허용해 준단다. 
        바람을 피해 취사장으로 간다. 
        취사장에 난로가 있어서인지 포근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입김은 모락모락나오더군~ 
        그 여성분이 식사를 준비한다.. 
        난 식사를 한끼분만 갖고와서 좀 더 있다 먹기로 한다. 
        근데 그 여성분이 술 한잔 하자며 오란다. 
        얼른갔다. ㅋㅋㅋㅋ 
        마음 변하기전에...ㅋㅋㅋㅋ 
        그분은 밥도 좀 주며 같이 먹잖다. 
        김치찌게를 끓였는데 소주 한잔에 김치찌게... 
        캬~~~~~~ 
        환장한다.. ^^

 

▲ 삿갓재 산장

 

▲ 내일 가야할 길

 

▲ 삿갓재에서 바라본 조망

 

▲ 산장에서 바라본 조망

 

▲ 산장에서 바라본 조망

 

▲ 산장에 매달린 고드름

 

▲ 가수 이문세님의 흔적

 

식사 후.... 
좀 있다가 4시정도 되어 그분은 산장으로 가고, 
난 이때서야 밥을 해 먹고 산장으로 갔다. 
산장으로 가니 참 포근하다. 
하늘이 많이 개였길래 사진 좀 찍으러 나가니 
바람이 엄청났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몇컷만 찍고 바로 들어왔다. 
그래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 좀 나눴다.

잠시후...산장지기 왈 산장에 지금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잘 수 있단다. 
날씨가 흐리고 너무 추운 날씨라 많이들 예약을 취소했나보다.
자리를 지정받고 푹~~~쉰다.
내일을 위해....

 

◆2일

5:30정도 기상해서
쵸코파이 3개 먹고

 

06:10 삿갓재산장 출발. 
        너무 춥다. 
        바람도 너무 강하다. 
        한참을 걸어도 한기가 느껴진다. 
        부지런히 걸었다. 
        그래도 땀은 좀처럼 나지않는다. 
07:05 무룡산도착 
        사진을 찍으려 꺼냈으나 밧데리방전이다. 
        사진도 별로 안찍었는데...... 
        밧데리를 꺼내 입김으로 호~호~분다. 
        그리고 다시 밧데리를 껴고 전원을 켜니 
        밧데리 한칸만 달랑달랑하다. 
        2컷인가 3컷 찍으니 또 방전이다. 

 

▲ 화이트 발라스가 맞지 않은 사진, 무룡산 정상석 

 

▲ 눈바람 사이로 간간히 태양이 보인다.

 

▲ 뒤돌아본 대간 마루금

 

▲ 가야할 대간 마루금 

 

▲ 뒤돌아본 대간 마루금


 

▲ 송계3거리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대간 마루금

 

▲ 백암봉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대간 마루금

 

▲ 동엽령을 눈앞에 두고...

 

08:38 동엽령 도착. 

 

▲ 동엽령 정상


        바람이 매서워 바로 출발한다. 
        매서운 추위지만 가시거리는 무척 길다. 
        정말 환~~히 잘보인다. 
        눈 덮인 백두대간 마루금를 보느라면 
        너무 아름답고 웅장해 입이 절로 벌어진다.

 

▲ 남덕유산과 덕유산 마루금

 

▲ 남덕유산과 대간 마루금

 

▲ 가야할 대간 길

 

09:34 송계3거리(백암봉)도착. 

 

▲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바라보며...

 

▲ 빼재로 가는 대간 길


        지금까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며 걸어왔다. 
        거의 모든 사람이 향적봉에서 걸어왔고 
        향적봉을 향해 걷는 사람들이였다. 
        이제 난 오른쪽길로 가야한다. 
        송계3거리에서 쭉~뻗어있는 
        눈덮인 웅장한 백두대간을 촬영하고 
        난 지봉을 향한다. 
        대간길에 진입하자마자 
        앞으로의 어려움에 전율이 느껴지는거 같다. 
        길이 없다. 
        어제 내린 눈에 길이 없어진것이다. 
        20여분 내려갔다. 
        길 찾기가 만만치 않다. 
        다시 뒤돌아 올라갈까 말까 많이 망설여진다.
        하지만.... 
        대간마루금이 눈에 잘 보이기에 
        내가 걸어갈 길이 살짝 좀 벗어나도 
        그 마루금만 따라가면 될거라 믿고 
        눈길을 헤져나갔다. 
        등산객은 통~보이지 않는다. 
        1시간정도 걸었을까?? 
        사람들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반갑다. 정말 너무 반갑다. 
        난 부지런히 걸어간다. 
        처음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남자3명을.... 
        몇마디 얘기를 나눈다. 
        난 빼재에서 올라왔다 하길 바라며 
        어디서 출발했냐 물었다. 
        왜냐하면 빼재에서 왔다하면 
        길 찾는데에는 어려움이 없을것이기에.... 
        하지만 그 분들은 송계사에서 왔단다. 
        그래도 횡경재까지는 길이 나있겠지 하며 위안을 삼는다. 
        인사를 건내고 횡경재로 향한다.

 

▲ 백암봉과 중봉

 

▲ 백두대간

 

▲ 백암봉에서 뻗어오는 대간 마루금


10:59 횡경재 도착. 
        참으로 힘들게 왔다. 
        쵸코파이 좀 먹고 내가 가야할 대간을 본다. 

 



        약 10여분 쉬고 배낭을 맨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빼재를 향해 걷는다. 
        등산로 가운데 내려선 얼은 나뭇가지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이쁠수 없었으나 
        이제는 짜증으로 바뀌였다. 

 

▲ 대간 마루금


12:01 못봉도착. 
        지봉과 못봉과 이름이 다르다.

 

▲ 못봉정상

   

▲ 뒤돌아본 대간 마루금

 

        지도상의 지봉과 높이도 다르다. 
        못봉은 어디지?? 
        못봉은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데......

        하지만...틀림없는 대간의 줄기이다. 
        물 한모금 마시려 하는데.... 
        아~~!! 물통이 없다. 
        물통이 중간에 빠졌나보다. 
        아직 갈길은 태산인데... ㅠ..ㅠ 
        어찌하랴...그래도 가야지.... 

 

▲ 얼마 남지 않은 대봉, 그래도 멀게만 느껴진다. (대봉을 바라보며...)

 

        갈증이 밀려올때는 
        얼음달린 나뭇가지를 끌어당겨 얼음으로 목을 축이며 걸었다. 
        대봉인듯한 큰 봉우리가 보였다. 
        눈이 무릅까지 빠졌다. 
        너무 힘이 들어서 연속되게 10걸음 이상를 걷지 못했다. 
        그렇게 꾸역 꾸역  올랐다. 
        바로 대봉이 눈앞에 보였다.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다. 
        대봉에서... 
        순간 힘이 났다. 
        부지런히 걸었다. 그래야 1분도 채 안되는 거리였지만...
13:27 대봉도착. 
        역시 사람이 있다..사람이.. ㅠ..ㅠ 
        이렇게 반가울때가... ㅠ..ㅠ 
        정말 실례임에도 물 한잔 부탁한다. 
        중간에 물 잃어버린것을 얘기하며.. ㅠ..ㅠ 
        따끈한 보리차를 컵 가득히 담아준다. 
        감사해라... ㅠ..ㅠ 
        어찌나 맛있던지... 
        부부인듯한 남녀와, 어머니인듯한 나이 지긋한 할머니 세분이였다. 
        이런저런 얘기 좀 나눴다. 
        신풍령까지는 1시간30이면 간단다. 
        또 길이 어떠냐 물었다. 그 나뭇가지. 
        나뭇가지에 배낭이 계속걸릴거라 하더군. 
        그래도 빼재에서 올라 온 그분들이 
        길은 만들어 줬기에 
        길찾는거 만큼의 어려움은 덜한것이다. 

 

▲ 대봉에 서서 지나온 대간을 바라보며...


        난 또.... 
        빼재를 향해 출발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훨씬 심하게 나뭇가지에 배낭이 걸린다. 
        어느곳에서는 10m넘게 그냥 앉아서 오리걸음으로 걸어갔다. 
        체력은 거의 바닥에 도달었다.

 

▲ 크리스탈이 매달린듯한 나뭇가지


14:28 갈미봉도착. 
        아무것도 없이 갈미봉이란 비만 달랑 보이더군. 

 

▲ 달랑 표지석만 하나 있다.


        멍~하니...생각없이...터벅터벅 빼재를 향해 계속 걸었다. 
        그렇게...그렇게....걸었다. 

 

▲ 산행 마무리되어 갈 무렵...


        때로는 기어서도.... 
        한참을 걸으니 큰 철탑이 보이고 
        신풍령휴게소가 보였다. 
        이제...이제 다 왔다보다. ㅠ..ㅠ
15:40 빼재도착. 
        너무 힘든 산행였다. 
        추운 날씨, 
        강한 바람, 
        눈 덮혀 없어진 길, 
        배낭을 놓아주지 않던 나뭇가지들, 
        목마름, 
        무릅까지 빠지는 깊은 눈... 
        지금것 산을 다니며 이렇게 힘든었던 날이 또 있었을까 싶을만큼 힘든 산행이였다.

 

▲ 신풍령 휴게소

     

 

휴게소에서 한참을 멍~하고 앉아있다가 
음료수 하나 사 마시고 장비를 정리했다. 
그리고 집에 갈 걱정을 했지. 
마침 휴게소에서 나오는 차가 있길래 
붙잡고 혹시 무주까지 가면 중간, 
삼공삼거리에서 좀 내려달라 부탁했다. 
타란다. 
삼공삼거리까지 신세를 지고 차에서 내렸다. 
좀 걸어 내려가 
시외버스를 타고 무주까지, 
무주에서 대전까지 역시 시외버시를 타고 왔다.

대전 터미날에서는 친구 희석이
내차를 끌고 기다려주고 있다.
희석에게 미안한 마음에 같이 술 한잔 하자하여
우리집 앞에 와서 술 한잔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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