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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대전 천변 자전거 산책

by 똥벼락 2017.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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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도 8월 1일.

혜정과 점심식사를 한다.

막내로 자라 동생이 없는 나 이지만...

내 친동생 같은 녀석이다.

작년 10월 24일...

제주도 여행때 내 속을 확 뒤집어 놔서

연락이 와도 한동은 쌩~했는데

얼마전 연락이 왔더라.

이상하게 그때는 반갑더라.

그래서 받고...

두번의 약속을 했으나 두번 다

나의 늦은 퇴근으로 취소...

오늘 세번째 만에 만난다.

점심 약속을 별루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안볼까 했는데

시간이 딱 맞고

녀석이 아침에 병가를 냈고 대학병원에 있다하여

어디가 얼마나 아픈가

걱정이 되기에 함께 밥을 먹어 주도록 한다.

난 배려 많은 남자이기에...

 

나와 함참 놀러 다닐땐 병원도 안다니던게

어디가 아프길래 동네 병원도 아니고

대학병원 가냐며 잔소리를 한다.

녀석 왈, 그땐 내가 속상하게 해서 마음을 병을 앓았다나 뭐라나..

이런 위아래도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그런다.

앞으로 재밌게 살아 가야겠다고...

혜정 헐~ 하며

나 보다 더 잼나게 사는 사람이 누가 있냐 되레 물어온다.

요즘 너의 오래비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모를거라며

앞으로 즐겁게 살아가겠다고 하며

내년이나 후년...

자전거로 호주 횡단 할 계획을 얘기 한다.

처음 못알아 듣더라.

국내도 아니고....

호주를 횡단한단 얘기에...

 

호주 동서 횡단.

4000km정도이고 중간은 사막이다.

혜정 왈, 죽으려고 별짓을 다 한다 말한다.

나 왈, 그렇게 죽는 다면 죽을만 할거 같다 한다.

 

한때...

산에 미쳐있을때

난 에베레스트에 오르다 크레바스에 빠져 죽어도

죽을만 하다고 떠들며 다닌적이 있다.

헌데....

지인이 용아장성에서 사고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소공포증이 꽤 있는것을 알게 됐다.

크레바스에 빠져 죽기는 내 성격상 힘들듯 하다.

우선 용아장성도 못가는 나인데....

 

아무튼 모처럼 혜정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헤어진다.

 

저녁...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역시 난 호갱의 삶을 살지 않는듯하다. 뿌듯뿌듯~  ㅎㅎ

 

 

얼마전 산 버프가 마음에 들어 두개 더 추가 구입한다.

저번 산 점포 아저씨가 은근 불친절해 그 옆집으로 간다.

당시 6000원 줬는데

오늘 방문한 집은 7000원을 달란다.

난 줄수 없다.

그걸주면 난 호갱이 된다.

쥔 아줌마에게 옆집에서 6천원을 주고 샀다며

6천원만 받으라 하니 알았단다.

그렇게 두개 고르고...

헤어밴드도 괜찮은거 있나 골라보니 4000원.

그렇게 16000원이 나온다.

 

아줌마에게 15000원만 준다.

난 불쌍하게 이것뿐이 없단 얘기는 안한다.

사내로서 1000원이 없다고 애기하기는 비굴하기에...

돈 더 있었다.

하지만....

난 사용해 보고 좋으면 또 올테니 15000원만 받으라 한다.

쥔장 아줌마 왈,

4000원짜리를 어떻게 1000원이나 깍냐한다.

그럼 이건 4천원 받고

버프를 5500원씩 받으로 한다.

어이 없어 하지만 쥔 아줌마 수궁한다.

그렇게 15000원을 주고 나온다.

 

시장을 빠져 나오고

유등천을 지나 갑천변을 달린다.

 

 

 

 

자전거를 타며 스스로 입을 삐쭉 내밀며 웃는다.

난 흥정을 참 잘하는듯하다.

꽤 물건을 잘 깍고

덤도 잘 받아 내는듯하다.

제주도 라이딩중 핸드폰이 깨졌을때  

수리비 주면 배값이 없어 집 못간다며

수리비용도 깍고 덤으로 11000짜리 서비스도 추가로 받았다. 

또한 도시가스 설치비도 깍는다.

그리고 나의 최고봉은 역시...

여관값 깍기.

 

난 놀러가서 내 스스로 여관비 커트라인을 세운다.

그래서 그 돈 내에서 잠을 잔다.

친구들도 알기에

이놈들은 여관 잡을때 꼭 나를 보낸다.

이집 저집 다니기 귀찮구만....

아무튼...난 참 잘 깍는거 같다.

나의 구릿빛 피부,

오똑선 콧날,

그리고 세련된 말투....

이것들의 완벽한 조합임이 분명하다.

남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고로 난 호갱이라 할 수 없는듯하다.

 

 

 

 

해가 질무렵이라 유등천 서쪽으로는 그늘였는데

갑천을 달리며 태양이 정면으로 나온다.

눈이 부시다.

 

 

 

 

카이스트 근처에서 갑천을 건너고

원촌교 방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구즉까지 갈 계획이다.

 

 

 

 

 

 

전민동을 지난다.

철로가 보인다.

기차가 지나면 사진을 찍는 친구가 있다.

 

 

      KTX 철로

 

 

 

 

 

 

조금 더 가는데...

기차가 지나간다.

이 철로는 경부선으로 기차 통행이 상당히 많다.

 

기차만 보면 사진 찍는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

비록 잘 찍지는 못하지만

그냥 보내주고 싶다.

지금은 이런 기차 사진에 좋아할만한...

이깟(?)사진 한장으로 좋아할만한...

그 친구가 지금 꿈에 그리던 장소에 가있어서

이 사진 한장이 와 닿진 않겠지만

그냥 보내주고 싶다.

그래서 기차가 오길 기다린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차가 온다.

역시 폰카의 한계...

그냥 찍는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니...

 

 

 

 

 

 

 

 

기차를 기다리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세상 모든것은 본래의 자리에 있어야만 아름답다.

 

확실친 않고 유홍준 교수의 글에서 본듯하다.

너무 오래전 읽은것이라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무녕왕릉이 발굴되고

그때 나온 유물들을 공주박물관으로 옮겨다.

그 유물들을 무녕왕릉에 그대로 둬야 가장 빛이 나는데

왜 그것을 굳이 옮겨 박물관에 갖다 두냐는 내용였다.

 

KTX 앞에는 갑천이 흐른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천이 천다워졌다.

보령 출장길에 공주를 지나며 금강을 많이 바라본다.

요즘 금강도 수량이 부쩍 늘었다.

물길에는 물이 흘러야 아름답고

철길에는 철마가 달려야 아름답고.

숲속에는 새가 울어야 아름답다.

 

난 어디에 가장 어울릴까 자신에게 묻는다.

사람은 동물이기에

대자연 앞에서 가장 잘 어울린다 생각한다.

이런 콘크리도 가득하여

하루 종일 걸어도 흙한번 밟지 못하는

그런 딱딱한 도시가 아닌

숲, 물이 있는 그러한곳..

나 역시 대자연 앞이 가장 잘 어울리는것이다.

내년 늦어도 후년에는 자전거로 호주 동서횡단을 꼭 해봐야 겠다.

대자연을 찾아서...

 

 

 

 

구즉동 오봉산 뒤로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모든걸 다 태워버릴듯한

그 뜨거웠던 기세를 뒤로 하고

태양도 자취를 감춘다.

100세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난 80세 인생을 생각한다.

현재 내 나이 41살.

딱 반이다.

24시간을 하루로 봤을때

정오.... 12시이다.

태양은 2~3시가 가장 뜨겁다.

아직 난 더 뜨거운 삶을 살아야 한다.

 

 

      오봉산 뒤로 태양이 진다.

 

 

      문평대교

 

 

      작년부터 은근 많이 이용하는 문평대교이다.

 

 

 

 

자전거길 끝까지 가고서야 자전거를 돌린다.

이젠 집으로 향한다.

 

 

 

 

 

 

 

 

 

 

 

 

난 지인들에게

위를 보지 말고 하늘을 보란 얘기를 자주했다.

하늘을 본다.

 

해가 달에게 하늘을 양보한다.

해가 밝히던 세상을

이제는 달이 밝힐 시간이다.

 

해도 달도 빛을 만드는 등같은 존재이다.

이 등이 빛을 만들고, 

빛은 그림자를 만든다.

그럼 이 해와 달의 그림자는 어디에 있을까?

해그림자는 달이 만드는가??

달그림자는 해가 만드는가??

그럼 해그림자는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그럼 달그림자는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초등수준의 궁금증이 유발된다.

 

 

내 요즘 말하는것 마다 테클거는 녀석이 하나 있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하는 말인데....

 

태양은 항성이고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밝베 비치는다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

무식하다 흉보지 말아 주시길...

가방끈 짧은건 인정할테니...

 

 

      달아...  너의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달리는 기차만큼 부지런히 집을 향한다.

갈증나서 물 마시러....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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