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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야기

프랑스문화원 ; 버려진, 그리고 되살아난 작품들

by 똥벼락 201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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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그리고 되살아난 작품들

 

 

대전광역시 대흥동 411-2 (042-253-5254)에 위치해 있는 프랑스문화원.

이곳에서 8월 28일까지 전창곤 원장의 컬렉션을 전시한다.

하여 전창곤원장의 게시글을 옮겨온다.

 

 

예술 작품들도 그들의 고유한 삶이 있는 듯하다.

작가의 성가(聲價)에 따라 한동안은 뭇사람들의 온갖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근사한 공간에서 휘황찬란한 조명아래 온갖 자태를 뽐내는 시기도 있지만,

유행이 지나면 박물관의 수장고나 한때는 연인이었을 소장자들의 골방에

유통기간이 지난 온갖 잡동사니들과 함께

힘겨운 자리다툼을 하는 신세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유행이라고요? 예술에서?”라고 의아해 하는 분들은

우리의 낭만적인 예술교육에서 습득한 예술작품의 지고지선과 아우라를

곧이곧대로 믿는 “착한” 학생들이겠지만,

한때는 그리도 좋아했던 작품들이,

이제는 응접실에 걸기에는 약간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유행을 타는 예술이 분명 존재하는 듯하다.
벼룩시장이나 누추한 변두리의 골동품점들에서 발견되는 많은 작품들은,

그래서 그 가게들의 남루함만치나 실총(失寵)한 연인의 처량함을 지니고 있다.

한때 각광을 받던 색감들과 형태들은

이제는 빈티지바람에 힘입어 키치(kitsch)스런 오브제들을 찾아 헤매는

몇몇 인테리어 작가들의 눈에나 들어올 정도이다.

예술이 어찌 그들이 감싸 안았던 시대의 분위기를 외면할 수 있겠냐마는,

이들의 비극은 그 당시를 관통했던 시대혼의 너무도 사변적인,

말초적인 표출에만 탐닉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서 이 수많은 핀업(pin-up)들 중에서, 당시에는 그리도 촌스러웠을,

‘화장빨’ 없는 맨 얼굴을 발견하는 것은 애호가로서는 적지 않은 기쁨이다.

이러한 적나라함을, 혹자는 별별 탐미적 수식어로 폄하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들의 우직함에 ‘예술 아님’이란 딱지를 부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이 작품들은,

그래서 그들의 출신성분의 ‘미천함’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가짜들(시뮐라크르라고 하면 더 멋질까?)에게 이제는 회심의 미소를 보내는 듯하고,

우리들에게는, 언론에서 가끔 거론되는 뒷자리에 "0"이 수없이 반복되는 예술품들의 가격이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세계임을,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동거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나로서는 이 희열이 충만한 주말 산책에, 항시 말없이 동반해준 김용기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대전프랑스문화원장 전창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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